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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을 불안해하는 아이 덧글 0 | 조회 1,444 | 2009-01-18 00:00:00
관리자  



♣ 낯선 것을 불안해하는 아이


명지는 아주 예쁘고 똑똑한 5살짜리 여자아이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명지는 종일 외할머니와 가사 도우미 아줌마와 함께 지낸다. 집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노래고 잘 부르고 재롱도 잘 떨지만 집 밖에만 나가면 그야말로 얼어붙은 동태가 되어버린다. 명지 엄마는 집 근처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에 명지와 엄마는 외출하면서 제자나 학부모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명지에게 아는 척만 하면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하며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자기 근처에만 와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집에 가자고 엄마를 잡아끈다.


더 큰 문제는 명지가 낯선 사람뿐만 아니라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 이모와 이모부처럼 자주 보는 친척들과 있어도 몸이 얼어붙고 부들부들 떨며 한마디도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극심한 낯가림 때문에 명지는 이제껏 놀이터에서 실컷 놀아본 적도 없으며 유치원에 보낼 엄두도 내지 못한다. 유치원이야 안 보내면 그만이라고 해도 학교는 안 갈 수가 없는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학교 적응도 어려울 것 같아 명지 부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영이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다. 지영이는 집에서는 제 맘대로 하려고 하고, 고집도 센 편이지만 밖에 나가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하고 혼자 있으려 하며, 여러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인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시키는 것이면 다하는 모범생이지만 발표는 거의 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이나 밖에 나가는 일 없이 제자리에만 앉아 있다고 한다. 어렸을 적에는 친척집에 가면 종일 울고 안 들어가려는 통에 애를 먹였고 인사를 하려고 하지 않아 야단도 많이 맞았다. 지금도 인사는 웬만해서는 안 하려고 들며 손님이 오면 방에 들어가 나오려 하지 않는다. 학원 다니는 것을 싫어해 웬만한 것은 과외로 하고 있는데 친해지면 집에서처럼 말도 많아지고 까불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람과는 친해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친구도 어렸을 적 알았던 아이하고만 친하게 지내려 하고 새로운 아이는 잘 사귀려 하지 않아 앞으로 친구 문제도 염려가 된다.


인간이라면 낯선 곳에서는 다소의 불안을 느끼게 된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여행을 가더라도 낯선 이국땅에 도착하게 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그리고 일이 생겼을 때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등의 불안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예측을 할 수 없을 때 불안을 느끼게 되므로 낯선 것, 그 자체가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낯선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정도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정도를 떠나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나타낸다면 이는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깊게 살펴보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에 소개한 명지와 지영이는 집 밖의 낯선 곳, 낯선 상황, 그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지나치게 많은 아이들이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현재도 또래관계나 학습 활동에 지장이 있지만 만일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청소년이 되어 학교를 중퇴하려고 하거나 성인이 되어 직업을 갖고 이성 교제를 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갖게 될 수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도의 낯가림을 단순히 수줍은 행동으로만 치부하여 두고 볼 게 아니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을 보다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애써야 한다.




 ▶ 낯가림을 줄이는 방법


바깥세상과 친해지기


어린 아이들에게 집 밖의 세상은 보물 창고와도 같은 호기심의 대상이다. 밖에 나가면 처음 보는 건물이 있고 나무가 있고 벌레가 있고 사람들이 있다. 두렵기도 하지만 세상 밖의 신기한 것들을 탐색하다보면 어느새 두려움은 사라지고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기 위해 더 멀리 나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내일은 또 세상 밖에서 무엇을 보게 될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가 샘솟고, 그러면서 아이에게 세상은 두렵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 신나고 재밌는, 호기심이 가득 찬 곳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들은 워낙 새로운 것에 대한 경계가 심하기 때문에 바깥세상을 두려워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관찰을 통해 상대방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다가서는 것을 볼 수 있다.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운동성과도 상관이 많은 듯하다. 사람이나 동물은 운동성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아이에게 다가올 수도 있고, 쌩하니 달려갈 수도 있다. 아이가 피하고 싶어도 상대방이 다가오면 어찌할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아이는 두려움을 느끼게 될 수 있고, 그런 것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피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을 보면 봉제인형은 별로 무서워하지 않으나, 눈을 깜박이거나 말을 하는 움직임이 있는 인형들은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도 그 물건이 지니고 있는 운동성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실제로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나무나 돌, 건물은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해 먼저 아이가 두려워하지 않는 사물이나 환경부터 관심을 갖게 한 후 서서히 사람과 친숙해지는 방법을 이용한다면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보다 쉽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내겐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신생아 때부터 매우 까다로운 기질로 부모를 힘들게 하더니 백일 전부터 낯가림을 시작해 꽤 애를 먹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딸을 낳았으니 주변 지인들이 축하를 해준다고 집에 놀러오면 내 무릎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앉은 딸아이는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낯선 사람을 노려보았다. 아이의 까탈스러움을 모르는 손님들은 “아유, 귀여워라. 어디 안아보자.” 라며 아이를 안으려했고 그렇게 다가옴과 동시에 딸아이는 큰소리로 울고 버둥대기 시작하였다.


그런 일들이 몇 차례 일어난 후 나름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보니, 너무 강하게 아이에게 다가서고 요란하게 말을 시키는 사람에게는 쉽게 두려움을 느끼고 거부하지만 부드러운 사람에게는 시간이 지나면 훨씬 편안해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후부터는 아이를 보러 온 사람에게 30분가량은 아이를 미소로 바라봐주고 굳이 아이를 안거나 만지려 하지 말고 부드럽게 말을 건네는 정도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랬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처음에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상대를 노려보던 아이가 점차 경계를 늦추며 30여 분후에는 안기는 것까지 가능해지는 것이었다.


이 원리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갈 때에도 적용이 됐다. 사람에 대한 경계가 많은 아이인 만큼 아이가 밖의 사물에 먼저 친숙해지도록 했고, 놀이터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접촉하기에 앞서 먼저 충분히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며 긍정적인 호기심을 갖도록 했다. 그런 노력 때문인지 현재 딸아이는 사람을 잘 따르고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 바깥세상과 친해지려면


1.  외출이 계획되어 있으면 먼저 엄마가 외출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도록 한다. “와, 우리 밖에 나가자. 오늘은 밖에서 뭘 볼까? 지난번엔 나무들도 많이 보고, 돌멩이도 보고 개미도 봤었지? 오늘도 나가서 개미집 있나 찾아볼까? 엄마가 지난번에 보니까 조그만 보라색 꽃도 피었던데 오늘도 있을까? 와! 오늘은 날씨도 정말 좋은데 재밌겠다! 자~ 이제 나가볼까요?”


2. 낯가림이 심한 아이는 집 밖에 나가는 순간 몸이 경직되는 경우들도 많다. 이것은 ‘집 밖을 나왔다. 낯선 사람과 마주칠 수도 있다’라는 사실에 너무 집중한 결과이다. 그 사실을 잊고 즐겁고 흥미로운 다른 일에 관심을 쏟는다면 불안이 감소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엄마는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다른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주의를 환기시켜주면 좋다.


“와, 저기 하늘 좀 봐! 새가 날아다니네. 새가 도대체 몇 마리야? 너도 봤어? 3마리인 것 같은데…. 오늘은 정말 구름도 많다. 저기 저 구름은 토끼같이 생겼어! 저건 양털 같네?”


3. 초기 단계에선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필요없이 여러 사람들이 있는 틈에서 아이와 주변을 탐색하고 수다를 떨면 된다. 아이는 사람들을 보며 긴장감을 느끼지만 엄마와의 놀이나 대화에 집중하면서 점차 주변에 대한 위식을 덜 하게 되고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4. 주변 사물이나 자연에 대한 탐색과 대화를 거친 후에는 주제를 사람으로 돌려보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아이와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하면서 중간 중간 다른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나 주변 사람들의 흥미있는 행동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다.


“저것 좀 봐. 시소에 5명이나 탔어. 엄청 재미있나 봐. 모두 웃고 있다. 어, 저쪽에 사람들이 왜 저렇게 많이 몰려 있지? 병아리 파나 보다.”

 

 

5. 아이가 엄마의 말에 흥미를 보이면 좀 더 가까이 다가가 함께 살펴본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외출에서 재미있게 본 것들, 재미있게 해본 것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 불안 자극에 조금씩 다가서기


낯가림이 많다고 아이 스스로 두려움을 삭힐 때까지 집 안에만 두는 것은 옳지 못하다. 왜냐하면 낯가림은 일종의 불안반응인데, 불안은 맞서 극복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불안을 느끼면 자동적으로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을 회피하려는 반응을 하게 된다. 이러한 회피 반응은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기 때문에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개만 보면 불안해지니 개가 나타나면 우선 피하기부터 한다. 개를 피하고는 ‘휴우, 다행이다. 하마터면 게에게 물릴 뻔했네.’라며 자신의 회피 행동을 정당화하고 개에 대한 두려움을 지속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개와 함께 있어야만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고 상상해보자. 처음에는 두려움에 떨고 피하겠지만 사실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개가 별로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꼬리를 흔들며 재롱을 떨고 큰 소리에 깜짝 놀라며 숨는 모습을 보면서 개를 무섭다고 단정 내렸던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품게 되며 개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게 된다. 만일 평생 개와 함께 있을 경험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죽을 때까지 개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불안이 최고조에 달할 때에는 발표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발표를 하기 전의 순간이다. 실수나 실패를 하면 어떡하나 하는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기대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올라오면서 불안이 고조되지만 막상 무대에 서서 발표를 할 때는 이젠 피할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라는 자포자기의 심정까지 되다 보니 불안이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낯가림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낯선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고, 자신에게 해를 가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 때문에 낯선 사람만 보면 피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피하기만 하다 보면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이 더욱 고조되어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낯가림이 심하다고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회피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공포에 몸을 떠는데도 낯선 사람에게 아이를 건네 맡기고 ‘스스로 극복해봐라’라며 내버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낯가림이 많은 아이들도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낯선 사람은 위험하다’라는 자신의 생각에 들어맞는 증거를 찾기 위해 그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를 예민하게 관찰하려 든다.


이렇게 악착같이 자신의 불안에 대한 정당성을 찾는 아이에게 아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거칠고 불친절한 사람과 함께 있으라고 하면 그야말로 아이는 패닉상태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고, 이후로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면서 집 밖에는 절대 나가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아이는 ‘낯선 사람은 정말로 무섭고 두려운 존재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더욱 견고히 하며 절대 이 생각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안을 극복돼야 하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불안에 압도당하여 더 뒤로 물러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에게 처음 제공되는 불안은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하며, 아이의 진도를 봐가면서 점차 제공되는 자극 수위를 높여나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 또래와 놀이하기


1. 신체적인 거리를 유지하라.


사람들은 무서운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몸을 멀리한다. 벌레를 봐도 몸을 최대한 뒤로 젖혀 몸을 떨어뜨리며, 길을 가다 싫어하는 사람이 오면 몸을 숙이고 멀리 돌아간다. 어쩔 수 없이 가까이 있게 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조금이라도 멀리하려고 한다.


강제로 붙여 놓으면 어찌할 수 없지만 머릿속은 온통 ‘이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뿐이며, 몸은 꽁꽁 얼어 동태처럼 굳어져 있다. 아직 친하지 않은데 혹은 싫어하는데 너무 가까이 붙여 놓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보게 된다. 사람에게는 안전감을 느끼게 하는 신체적 거리가 있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거리감을 느낀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의 경우에는 이러한 신체적인 거리가 반드시 존중되어야만 한다.


또래와 처음 놀이할 때에는 엄마가 자연스럽게 가운데 끼어서 놀이하는 게 좋다. 너무 아이끼리 붙여 놓으면 아이는 낯선 또래에게 신경을 쓰느라 놀이에 몰두하지 못하고 점점 더 긴장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2. 아이의 소유권을 인정해 줘라.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놀고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함께 놀자고 다가오는 일이 빈번하다. 엄마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회가 너무나 반갑지만 낯가림이 심한 아이에게는 영 마땅찮은 일이 된다. 게다가 처음 본 아이에게 엄마는 자신의 모래 삽을 빌려주고 더 친절하게 대해준다. 가뜩이나 같이 놀기 싫었는데 자신의 물건까지 빼앗아가고 영역도 침범하니 더욱 싫어지게 된다. 기분이 안 좋아져 엄마에게 “집에 가자”라고 하면 속도 모르는 엄마는 “친구가 왔는데 같이 놀아야지. 친구랑 같이 놀자. 재밌잖아.”라며 오히려 자신을 나무란다.


아이의 마음속엔 친구란 역시 불편하고 싫은 존재라는 생각만 더욱 굳어져 간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는 자신의 영역과 소유에 대한 개념이 좀 더 강하다. 특히 타인이 다가왔을 땐 자신의 것을 잃거나 뺏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심해져 더욱 경계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경계심을 완화시키려면 아이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그 권리를 확실히 인정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의 모래 삽에 다른 아이가 관심을 보이며 “아줌마, 이거 해도 돼요?”라고 물으면 먼저 아이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친구가 이걸 좀 빌려도 되냐고 묻네?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어떤 아이는 고개를 흔들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입을 꼭 다문 채 땅만 내려다보고 있을 수 있다. 아이가 빌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상대방의 아이에게 “어쩌나. 이 친구가 지금 이걸 써야 하나봐. 지금은 빌려 줄 수 없다고 하네.”라며 부드럽게 거절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친구가 찾아온 것은 좋은 기회이므로 이러한 기회가 그냥 사라지지 않게 다른 것으로 유도해 붙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에 막대기나 삽으로 쓸 만한 물건이 있으면 “이것 어때? 이걸로도 모래를 팔 수 있겠다.”라며 다른 걸 주거나 이런저런 말을 시켜 함께 놀이할 기회를 만들어 보도록 애써야 한다.


만일 다른 아이가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아이의 물건을 빼앗아 쓴다면 부드럽게 제지하면서 이 물건은 이 아이의 것이니 원하면 이 아이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자신의 물건에 대한 소유권이 확실히 인정되고, 남과 물건을 나누어 쓰는 것을 결정할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껴질 때 아이는 그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서 불안감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3. 부모는 또래와의 놀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또래가 옆에 있다고 ‘이제 내 역할은 다 됐다’며 “너희끼리 놀아라”하고 벤치로 돌아왔다간 채 1분도 안 되어 아이가 “엄마, 집에 가자”라며 올 것이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는 사회적인 상황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또래관계를 형성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지닌다. 또래도 같이 놀려고 했는데 상대가 아무 말도 안하고 같이 놀지도 않고 심지어 쳐다보지도 않으면 무안해질 것이고, 다른 놀이상대가 나타나면 얼른 그쪽으로 뛰어가게 될 것이다.


놀이상대가 도망가지 않고 되도록 빨리 함께 놀이할 수 있도록 어른이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엄마 혹은 아빠는 양쪽의 아이에게 번갈아 말도 시키고 놀이를 이어주면서 점차 둘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어느새 어른이 중재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놀이를 이어갈 수 있으면 그때 점차적으로 어른의 비중을 줄이면 된다.


4. 또래 초대하기

 

놀이터에 처음 만난 사이지만 아이와 큰 문제없이 잘 지낸 또래가 있으면 이 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변에 이 아이의 보호자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으면 인사를 나누며 집으로 초대해 같이 놀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1회성의 만남과 놀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쭉 이어지는 경험을 해봐야지만 또래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하는 것도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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